33살 중견기업 퇴사를 결심하다
33살 중견기업 퇴사를 결심하다
참 어려운 시기에 중견기업에 어렵게 입사를 하였다.
100만원 초반대를 받던 월급도 많이 올랐고, 아버지에게 드리는 용돈의 금액도
더 많이 드릴수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몇년 후 부서이동이 되었다.
새로운 부서에서의 업무, 업무메뉴얼이 없어서 야근하고, 밤도 세가면서
부족한 업무능력을 따라가고자 부단히 노력을 했다. 울기도 여러번,
정말 지옥이라는 생각도 많이하고, 죽어야되나 라는 생각도 했었다.
새로운 부서에서 업무적응을 못하는 것이 쪽팔리기도 했고, 그렇게 관두기에는
이전부서 사람들을 욕보이게 하는것 같아서 더더욱 이를 악물었었다.
그렇게 지옥같은 3달을 보냈고, 인센티브도 받았다.
여자친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줄 수 있었고, 함께 커플티도 맞췄고
나름의 보상도 있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하필 올해 결혼을 하기로 결정을 했고, 너무나도 정신없고 바쁜와중에
결혼일은 여자친구에게 전담으로 맡겨버렸다.
평생에 한 번(?)있는 결혼준비로 인해서 이것, 저것 같이 알아보고, 상의하고,
설레여하는 여자친구와 달리 나는 전혀 행복하지도 설레이지도 않았다.
왜 하필 올해 결혼까지 겹쳤을까, 정말 하늘이 원망스러웠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이도 싸웠고, 결혼을 깨자는 소리도 여러번했다.
다들 결혼하면서 정말 많이 싸운다는데, 이게 맞나 싶었다.
그 와중에 하나뿐인 부모님, 아빠가 암진단을 받았다.
위암초기, 그리고 얼마전 대장암 초기까지.
즐겁게 웃으면서 좋은말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라는데
더이상 이러고 싶지않았다. 가족, 여자친구에게 퇴사이야기를 하였고,
회사의 선배에게도 퇴사의사를 밝혔었다.
그렇지만 결국 나는 빤스런에 실패했다ㅋㅋ
웃프게도 회사렌트카를 타고다니는데, 개인마다 지급된 차량으로
퇴사시, 잔여기간 3/1의 비용을 지불해야 된다고 하였다.
계산을 해보았다. 퇴직금에서 위약금을 빼면 우습게도 내 손에 남는건
1년 퇴직금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계약을 퇴사 후 개인으로 돌려도 되지만, 정확한 대책이 세워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회사를 관둔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해보았고, 퇴사를 미뤘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퇴사를 꿈꾸고, 당당히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할 것이다.
이번주는 아버지가 수술을 하는 주이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항상 건강하길 바라며,
나는 내일도 퇴사를 꿈꾼다.